본문 바로가기
Let`s Play

문화읽기

자신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다

영화 <돈 워리>
글 · 편집부
절망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한 번씩은 만나게 되지만 그 감정을 이겨내고 희망을 찾아내는 순간들에는 특별한 공통점이 숨어있다. 장애를 계기로 삼아 절망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낸 남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 비밀을 찾아보자.

세상을 향해 시선을 돌리다

알코올 중독자 존 캘러핸(호아킨 피닉스)은 파티에서 함께 술을 마신 덱스터(잭 블랙)의 차에 탔다가 사고를 당해서 전신마비 판정을 받게 된다. 술 때문에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된 후에도 금주에 실패한 그는 도움을 받기 위해서 중독자 모임에 나가게 되고 거기서 만난 도니(조나 힐)와 조언을 주고받는다. 또한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자원봉사자인 아누(루니 마라)를 만나 좋아하는 마음을 품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점차 시야를 넓혀 나간 존은 보고 느낀 세상을 만화로 그리게 되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나간다.

하지만 세상으로 걸어 나갈수록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일도 많아진다. 그의 만화를 싫어하는 사람들, 창작으로 인한 수입 때문에 보조금을 끊으려고 하는 사회복지사는 그를 화나게 한다. 억눌렀던 분노가 폭발하면서 다시 절망 속으로 굴러 떨어지려는 찰나, 도니는 분노가 존의 내면에서 비롯됐음을 알려주고 존은 세상과 화해하기 위해서 과거의 사람들을 찾아간다. 그들과 속내를 주고 받으며 자신이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고 시야를 넓힌 존은 성숙한 작가로 다시 태어난다.



장애를 계기로 사람을 향하다

미국의 카툰 작가 존 캘러핸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하며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판권을 사서 의욕적으로 제작을 추진했던 영화다. 주연까지 맡을 예정이었던 로빈 윌리엄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호아킨 피닉스가 역할을 이어받아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주인공이 그리는 만화가 영화 곳곳에 삽입되어 완성도와 재미를 더한다. 풍자적인 내용이 인물의 변화를 반영하고 동시에 번득이는 통찰력을 더해 이야기를 깊이있게 만든다. 무기력한 자신을 미워하면서도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화를 내면서 앞에 나서지 못하는 존의 모습처럼 모순된 이야기가 담긴 만화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웃음을 끌어내는 조미료로 작용한다.

<돈 워리>가 다른 영화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장애가 절망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알코올 중독에 빠져 희망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존은 장애를 갖게 되면서 오히려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왜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 했는지 생각하다가 어머니에게 버려졌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발견하게 된다.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영화는 끊임없이 존에게 말을 걸어 치유의 시간으로 이끌어 간다.

존의 성난 목소리를 들어주고 인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말해주는 사람들이야 말로 이 영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다

이처럼 영화는 사람들과 함께 절망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인생이 우리 생각만큼 의미가 있지는 않은가 봐요”라는 중독자의 자조는 무기력함을 담은 절망적인 대사로 영화의 세계관을 형성한다. 그리고 감독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이 명제를 깨뜨리기 위해 노력한다. 도니는 자신이 에이즈에 걸려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도 끊임없이 존을 돕고, 아누는 만화를 그리는 그의 곁을 지키며 믿음을 준다. 그리고 존이 과거에 자신이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사과하기 위해서 직접 나서면서 영화는 목적을 달성한다.

“술이 생각날 때 내 삶이나 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떠나간 그 사람을 생각해요. 그 사람의 얼굴을.” 도니가 마지막 만남에서 하는 이 고백은 인생의 의미가 나에게 있는 게 아니고 타인에게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말을 받아들인 존은 세상에 손을 내밀면서 스스로 인생에 의미를 더한다. 영화는 자신의 현재를 인정하고 내 옆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절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짓는다. 장애인체육 또한 다양한 사람과 함께하며 건강한 삶을 가꿔나가는 계기가 된다. 또한 활동을 통해서 만나는 이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장애인이 사회를 향해 손을 내미는 용기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이런 활동은 영화가 주는 메시지처럼 스스로의 인생에 의미를 더하고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게 한다. 더 많은 이들이 장애인체육을 통해서 당당하게 사회로 걸어 나오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