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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피플

세계신기록을 넘어 더 큰 미래를 향해 쏘다

장애인양궁 김민수 선수

김일균 · 사진 김지원

김민수 선수는 2020 도쿄 패럴림픽 장애인양궁 종목의 최고 기대주로 꼽힌다. 패럴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잠재력을 꽃피우기 위해서 끊임없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신기록 보유자라는 타이틀을 넘어 더 큰 목표를 향해 달음질치는 선수를 만나보자.

국내 최고 유망주로 떠오르다

문양기지 양궁장은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문양차량기지사업소 안쪽 위치해 있었다. 공기업 최초의 장애인양궁단인 대구도시철도공사팀의 보금자리로 국내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여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김민수 선수는 대구광역시장애인양궁협회의 요청에 따라 이곳에서 오는 8월 개최될 2020 도쿄 패럴림픽의 메달권 진입을 위해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3세가 된 그는 세계신기록 달성자로 유명한 패럴림픽 최고의 기대주다. 지난 8년간 리커브 보우 종목에서 선수로 활약하면서 괄목할 성적을 올렸다. 2016년 국가대표 선발과 동시에 리우패럴림픽 출전, 2017 베이징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출전, 2018자카르타 장애인 아시안 게임 동메달, 2018·2019 전국장애인체육대회 2연패, 2019 스헤르토헨보스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세계신기록 달성 등의 결과를 내며 꾸준히 기대치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세계신기록 달성이라는 성과는 그를 단숨에 최고의 유망주로 부각시켰다. 당시 21살에 불과했던 선수가 낸 성과는 향후 10년 이상 대한민국 장애인양궁을 견인할 대형 선수가 될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을 받기 충분했다. 관계자들은 비장애인보다 선수 생활이 긴 장애인 체육의 특성상 오래도록 종목 흥행을 이끌어 갈 간판선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는 도쿄 패럴림픽에서도 본인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한다면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하다
2018 자카르타 장애인 아시안 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수 선수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경기하는 모습

이렇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지만 직접 만난 그는 소년 같은 풋풋함이 돋보이는 청년이었다. 신기록 달성 당시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도 “그냥 얼떨떨했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록을 세운 것도 몰랐다”고 답하며 스스럼없이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5살부터 계속 운동에만 열중해왔기 때문에 세간의 평가보다는 본인의 생각에 따라서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고향인 울산을 떠나 타지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리게 된 상황에도 불안감보다 기대감이 커보였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울산시양궁협회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취업 연계를 통해 기업에 고용된 형태로 2년간 운동했던 그는 올해 대구광역시장애인체육회로 이적했다. 오직 운동하기 좋은 조건만을 찾아서 내린 결정이었지만 생전 처음 부모님의 품을 떠나서 자신만의 생활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연습이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어머니의 손을 빌려야 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직접 운전해서 혼자 다닐 수 있다고 이야기할 때는 뿌듯함마저 느껴졌다. 아들이 어떤 성적을 달성해도 늘 자만하지 말라고 다잡아주시는 어머니는 김민수선수의 정신적 지주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부모님의 품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는 일은 즐거움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또한 번거롭고 신경써야할 일이 줄어서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도쿄 패럴림픽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변화는 선수가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미래를 정조준하다

김민수 선수는 양궁의 매력에 대해서 “표적과 나 사이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표적만 바라보고 활을 쏘기 때문에 온전히 자신의 생각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쏜 화살이 표적 꿰뚫으면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확신이 들고 자신감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장애를 입었다고 움츠려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멋있어 보여서 시작했던 양궁은 저에게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고 그래서 더욱 열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노력을 옆에서 돕는 사람들도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장애인양궁단과 팀을 이끄는 정영주 감독이다. 김민수 선수와 함께 훈련하는 모든 이들이 서로 집중력을 북돋우고 어느 수준에서 멈춰 서지 않도록 자극제가 되고 있다. 특히 리우 패럴림픽에서 장애인양궁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김민수 선수의 국제무대 데뷔를 지켜봤던 정영주 감독은 선수가 변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체육뿐 아니라 인생의 스승으로서 다양한 조언을 건네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나이지만 다른 선수들과 함께할 때는 훈련 분위기에 집중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열심히 훈련한 만큼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좋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양한 조력자들과 함께 더 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김민수선수. 도쿄 패럴림픽을 향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그가 과녁을 향해 금빛 화살을 쏘는 날을 기대해본다.